타일이나 인테리어 시공을 하시는 분들은 직원을 여러 명 두고도 개인사업자로 오래 일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매출이 훨씬 작은데도 처음부터 법인으로 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갈리는지 알아보는 글입니다.
1. 먼저 흔한 오해 두 가지
오해 하나 - "직원을 뽑으려면 법인을 내야 한다"
사실이 아닙니다. 개인사업자도 직원을 고용할 수 있습니다. 4대보험 가입도, 급여에서 세금을 떼어 신고하는 원천세 처리도, 근로계약서도 법인과 똑같이 적용됩니다. 고용 인원에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업종 면허도 마찬가지입니다. 등록 요건이 있는 업종이라도 개인사업자로 등록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법인이라야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오해 둘 - "개인사업자는 현금 거래로 넘어간다"
이것도 아닙니다. 상대가 개인이냐 사업자냐에 따라 증빙의 종류만 달라질 뿐 발급 의무는 그대로입니다.
- 상대가 사업자면 : 세금계산서
- 상대가 개인 소비자면 : 현금영수증 또는 카드매출전표
개인은 사업자등록번호가 없으니 세금계산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대신 현금영수증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파는 쪽은 매출로 잡히고 사는 쪽은 소득공제를 받습니다.
특히 실내건축·건축마무리 공사업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입니다. 건당 10만 원 이상을 현금으로 받으면 손님이 요구하지 않아도 발급해야 하고, 어기면 거래대금의 20%가 가산세로 붙습니다. "현금으로 하시면 깎아드릴게요"가 이 업종에서 자주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럼 진짜 차이는 무엇일까요.
2. 진짜 차이 - 번 돈을 어떻게 꺼내나
이게 가장 큽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 계좌의 돈이 곧 내 돈입니다. 필요하면 그냥 인출하면 됩니다. 세금은 1년 치를 모아 종합소득세로 정산합니다.
법인은 다릅니다. 법인 통장의 돈은 법인 소유이지 대표 개인의 돈이 아닙니다. 꺼내려면 급여를 받거나 배당을 하거나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때마다 세금이 따라붙습니다. 그냥 가져다 쓰면 회계상 가지급금으로 잡히고, 액수가 커지면 문제가 됩니다.
시공업처럼 자재비와 인건비가 수시로 드나들고 현금 회전이 빠른 일에서는 이 제약이 상당히 불편합니다. 법인을 안 내는 이유 중 첫 번째가 대개 여기입니다.
3. 개인사업자 대표에게는 "급여"라는 항목이 없습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럼 개인사업자 대표는 자기 급여를 얼마로 정하나요?"
정답은 정할 수 없다입니다. 안 가져가는 게 아니라 구조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개인사업자는 대표 본인의 인건비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계산식을 보면 이유가 분명합니다.
- 사업소득 = 매출 - 필요경비
- 이 사업소득이 곧 대표의 소득
여기서 다시 본인 급여를 빼면 자기 소득을 두 번 깎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급여 항목 자체가 없고, 통장에서 빼 쓰는 것은 세무상 인출일 뿐 신고할 일도 원천세를 뗄 일도 없습니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세금을 안 내는 게 아닙니다. 인출 여부와 상관없이 이익 전체에 종합소득세가 붙습니다. 통장에 그대로 두든 다 빼서 쓰든 세금은 같습니다.
여기서 파생되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 개인 지출은 경비가 아닙니다. 인출은 자유롭지만 사적 지출을 경비로 넣으면 문제가 됩니다
- 가족 인건비는 인정됩니다. 배우자나 자녀가 실제로 일한다면 급여를 주고 경비 처리할 수 있습니다
- 4대보험이 다릅니다. 직원이 있으면 대표도 국민연금·건강보험 사업장가입자가 되지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닙니다
반면 법인 대표는 근로자라 급여가 법인 비용으로 인정됩니다. 급여를 올리면 법인세가 줄고 대신 근로소득세가 늡니다. 이 둘을 조절하는 것이 법인의 절세 레버인데, 개인사업자에게는 이 레버가 아예 없습니다.
4. 책임의 범위
법인의 대표적인 장점은 유한책임입니다. 사업이 잘못돼도 출자한 만큼만 책임지고 개인 재산은 분리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은행 대출이나 임대차 계약에서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개인이 같이 책임지게 됩니다. 유한책임을 기대하고 법인을 냈는데 실제로는 방패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여기서 생깁니다.
그래도 계약 상대방이 여럿이고 분쟁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법인 명의로 계약이 정리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5. 세금 구조가 다릅니다
개인은 종합소득세를 냅니다. 과세표준에 따라 6%에서 45%까지 올라가는 누진 구조입니다.
법인은 법인세를 냅니다. 2026년 1월 이후 시작하는 사업연도 기준으로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10%, 2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 20%, 200억 원 초과 3,000억 원 이하 22%, 3,000억 원 초과 25%입니다.
숫자만 보면 법인이 훨씬 유리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법인세를 내고 남은 돈은 아직 법인 돈입니다. 그걸 대표가 가져가려면 급여나 배당으로 꺼내야 하고, 그때 소득세를 한 번 더 냅니다. 즉 법인세율이 낮다는 것은 회사에 돈을 쌓아둘 때 유리하다는 뜻이지, 번 돈을 다 써야 하는 구조라면 이점이 크지 않습니다.
6. 보이지 않는 유지 비용
법인은 매년 결산과 법인세 신고를 해야 하고, 주소나 임원이 바뀌면 등기를 해야 합니다. 장부 관리 수준도 개인보다 엄격합니다.
혼자 또는 소수로 운영하면서 매출이 크지 않다면, 이 비용과 품이 세금에서 아끼는 것보다 클 수 있습니다. 작을 때는 개인이 편하고, 커지면 법인이 유리해지는 지점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7. 그래서 업종별로 답이 갈립니다
개인이 유리한 쪽
- 발주처가 개인이나 소규모라 사업자 형태를 따지지 않는 경우
- 현장 단위로 단발성 계약이 많은 경우
- 번 돈을 바로바로 써야 해서 자금 인출이 자유로워야 하는 경우
법인이 유리한 쪽
- 거래처가 기업이고 입찰이나 계약에서 법인을 요구하는 경우
- 투자를 받거나 지분을 나눌 계획이 있는 경우
- 이익을 회사에 쌓아 재투자할 계획인 경우
시공업이 개인사업자로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앞쪽 조건에 대부분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소프트웨어나 용역처럼 기업을 상대하는 일은 매출이 작아도 법인으로 시작하는 편이 편할 때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 우월한 형태가 아닙니다. 사업의 성격에 맞는 그릇이 다를 뿐입니다.
8. 거래처가 개인인지 법인인지 확인하는 법
계약 전에 상대가 어느 쪽인지 알고 싶다면, 사업자등록번호 가운데 두 자리를 보면 됩니다.
- 01~79 : 개인 과세사업자
- 90~99 : 개인 면세사업자
- 81, 86, 87, 88 : 영리법인 본점
- 85 : 영리법인 지점
- 82 : 비영리법인
- 83 : 국가, 지방자치단체
- 84 : 외국법인
예를 들어 123-45-67890 이라면 가운데가 45이므로 개인사업자, 123-86-67890 이라면 법인입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사업자등록 상태를 조회하면 휴업이나 폐업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9. 정리
- 직원 고용은 개인사업자도 됩니다. 이것 때문에 법인을 낼 이유는 없습니다
- 증빙도 똑같이 해야 합니다. 개인 상대는 현금영수증이 세금계산서 역할을 합니다
- 가장 큰 차이는 번 돈을 꺼내는 자유도입니다
- 개인사업자 대표는 급여를 정할 수 없습니다. 이익 전체가 곧 본인 소득입니다
- 법인세율이 낮은 것은 쌓아둘 때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 유지 비용이 있으므로 작을 때는 개인이 편합니다
- 거래처 확인은 사업자번호 가운데 두 자리로
구체적인 전환 시점이나 절세 판단은 매출 구조에 따라 달라지므로 세무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법인이 무조건 낫다"거나 "개인은 영세하다"는 인식만 걷어내도, 선택 기준은 훨씬 명확해집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법인 서류, 어디까지 온라인으로 떼나 (법인인감증명서만 등기소인 이유) - 법인을 낸 뒤의 실무 편
- 1인 법인도 정부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지원금보다 먼저 볼 것들) - 법인 운영에 쓰는 제도 편
여기까지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차이에 대해서 작성해봤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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